글쓰기는 어렵다. 그리고 글쓰기는 두렵다. 예전에는 작가들만 글을 쓰는 줄 알았다. 아니다. 누구나 글을 써야 하고, 잘 써야 한다. 유튜브에서 본 기억나는 썸네일 제목이 있다. 글만 잘 써도 돈을 법니다. 글쓰기가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콘텐츠의 시대에는 글이 곧 콘텐츠이기 때문이다. 책 기자의 글쓰기에 담긴 글쓰기 원칙 재미있는 글, 쉬운 글, 팩트의 중요성에 대해 정리해 보았다.
재미있는 글
우리가 최근 구입한 것들을 떠올려보자. 가장 많이 산 것은 무엇일까? 커피? 음식? 옷? 아니다. 우리가 최근 가장 많이, 자주 구입한 것은 바로 글이다. 돈으로 사지는 않았더라도, 시간으로 샀다. 앱 조사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대한민국 국민들은 한 달에 701억 분을 유튜브 보는 데 쓴다. 여기에 더해서 네이버에 197억 분, 넷플릭스에 42억 분, 네이버 웹툰에 34억 분을 쓴다. 이렇게 보니 참 비싸다. 유튜브 영상,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네이버 뉴스와 블로그, 웹툰 등 모든 콘텐츠는 글에서 출발한다. 대본, 기획안, 콘티 모두 글로 작성한다. 글이 곧 돈이 되는 세상이다. 그러나 모든 글이 돈이 되지는 않는다. 재미가 있어야 한다. 그렇다면 재미있는 글은 어떤 글일까? 그런 글은 어떻게 쓰는 걸까? 책 기자의 글쓰기는 누가 봐도 재미있는 글을 누구나 쓸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24년 차 기자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인 박종인 기자는 이렇게 말한다. 내 글이 재미있는지 알기 위해서는 쓴 글을 소리 내어 읽어보고, 너라면 읽겠냐 라는 질문을 던지라고. 소리 내어 읽었을 때 막힘없이 술술 익혀야 좋은 글이다. 리듬이 살아 있으면 좋은 글이다. 글을 쓴 사람이 봐도 재미있으면 읽는 사람에게도 재미있는 글이다. 글을 쓴 후 이런 반성과 퇴고의 과정을 거치면 훨씬 완성도 높은 글을 쓸 수 있다.
쉬운 글
글은 무조건 쉬워야 한다. 글은 필자가 주인이 아니다. 독자가 주인이다. 독자는 쉬운 글을 원한다. 일기나 메모가 아닌 이상 모든 글은 다른 사람이 읽으라고 쓰는 것이다. 즉 글은 상품이다. 독자의 선택을 받기 위해 쓰는 것이다. 콘텐츠로서의 글은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다. 그러니 더더욱 쉬워야 한다. 잘 읽히지도 않고 이해도 안 되는 글에 돈과 시간을 쓰는 독자는 없다. 누가 읽더라도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신문 기자들 사이에선 독자는 중학교 1학년이다 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쉽게 써야 읽힌다. 쉬운 글을 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짧아야 한다. 긴 문장을 짧은 문장들로 나눌 수 있다면 나눠서 쓴다. 불가피한 경우가 아니면 짧게 쓴다. 그리고 불가피한 경우는 거의 없다. 그냥 짧게 쓰자. 짧게 쓰기 위해서는 쓸데없는 수식어를 버려야 한다. 좋은 글은 그녀는 너무너무 예뻤다고 하지 않는다. 너무, 굉장히, 매우 등의 말은 필자가 독자에게 동의를 강요하는 표현이다. 이런 글은 설득력이 없다 그냥 그녀는 예뻤다고만 써도 되고, 생김새를 묘사해 그녀의 미모를 보여 주면 된다. 불필요한 관절 부분도 잘라내야 한다. 관절이란 쉼표나 ~고/~며 등 문장들을 연결하기 위한 장치다. 관절을 사용하면 복문이 된다. 한 문장 안에 여러 문장이 숨어 있다는 뜻이다. 복문은 글의 리듬을 떨어뜨린다. 다음 예시를 보자. 1번: 그 카메라는 책상에서 몇 번이나 떨어뜨려도 멀쩡했고, 무겁지도, 크지도 않았으며, 사용법도 간단했다. 2번: 그 카메라는 책상에서 몇 번이나 떨어뜨려도 멀쩡했다. 무겁지도 않았다. 크지도 않았다. 사용법도 간단했다. 글자 수는 늘어났지만 단문으로 끄는 두 번째 사례가 술술 읽히고 리듬감도 산다.
팩트의 중요성
글에 담을 주장은 맨 뒤에 숨겨 놓아야 한다. 안 써도 팩트만 보고 독자들이 느끼게 만들어야 한다. 교훈을 주는 글은 팩트로 가득 차 있다. 글은 메시지 전달 수단이다. 내 의도대로 상대가 느끼고 공감하고 행동하게 만들기 위함이다. 그런데 이렇게 저렇게 해라 식의 주장과 의견만 가득한 글은 강요다. 독자들은 윽박지르는 글에는 움직이지 않는다. 피를 끓게 만들어야지, 피어 끓어올라라 한다고 피가 끓지 않는다. 독재 정권의 폭정에 머리가 깨지고 피를 흘리는 모습을 보여주면 누구나 피가 끓는다. 전쟁의 참상을 겪은 가족이 다시 상봉하는 장면을 보여주면 누구나 감동을 느낀다. 감동적이지? 감동해라!라고 말하는 순간 감동이 깨진다. 독자들은 필자의 주장에 관심이 없다. 글에 담긴 이야기에 관심이 있다. 그녀는 너무 예뻤다는 필자의 생각에는 관심이 없다. 그녀는 오똑한 코와 큰 눈을 가졌다. 눈망울이 참 맑았다. 짧게 자른 단발머리와 애교 섞인 목소리가 싱그러웠다는 구체적인 사실에 관심이 있다. 주장이 아닌 팩트를 들으면 독자들은 이야기 속 장면을 상상한다. 그리고는 자신이 주인공이 된 것처럼 감정이입을 해 글과 함께 울고 웃는다. 팩트가 아닌 주장으로 가득 찬 글은 자신감 부족의 다른 표현이다. 팩트로 시작해서 팩트로 묵직하게 끝나는 글이 감동이 있는 글이다. 글은 상품이다. 상품은 소비자를 위한 것이다. 소비자는 재미있는 것을 원한다. 그러니 글은 재미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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