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는 성공의 어머니이다? 어렸을 때는 그냥 좋은 말이구나 정도로 받아들였던 말이다. 그러다가 여기저기에서 점점 많이 접하다 보니 어느새 당연한 말처럼 인식하게 되었다. 이 말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린 것 같다. 실패가 성공으로 가는 길에서 만나게 되는 관문 같은 것이라면 괜찮다. 그런데 함정이 되어버리면 이건 좋지 않다. 계속되는 실패는 더 많은 실패를 낳을 수도 있다.
이상한 꿈
이상한 꿈을 꾸었다. 꿈에서 우리 가족은 차가 작아서 새로 봉고차를 장만했다. 그런데 평소에 다니던 골목이 좁아서 봉고차가 겨우 지나갈 정도였다. 뒤에서는 아이들이 소란을 피우고 있었고, 운전을 하던 아내는 우회전하다가 주차되어 있던 하얀색 차를 살짝 들이받았다. 너무 놀라고 화가 났다. 그리고 우리는 그 자리를 피해서 도망을 쳤는데 코너를 돌자 나타난 길은 차가 지나가지 못하는 좁은 길이었다. 큰일이었다. 앞으로 가지도 못하고, 길이 좁아서 후진도 못하는 상황이었다. 우리는 갇혔다. 나는 아내에게 화를 냈고, 다시는 이 길로 다니지 말라고 했다. 그리고 꿈을 깼다. 정말 이상한 경험이다. 평소에는 꿈을 꾸더라도 잠에서 깨면 기억에서 사라지는데 이 꿈은 뚜렷하게 남아있는 게 이상했다. 나한테 뭔가를 말하려고 하는 꿈같았다. 그런 느낌이 들었다. 꿈에서 나는 불안했고, 화가 나 있었다. 왜 아내에게 이 길로 다시는 다니지 말라고 했을까? 원래 가지고 있던 낡고 작은 차와 새로 산 봉고차는 어떤 의미가 있는 건가? 좁은 길도 그리고 마지막에 만난 막힌 길도 뭔가를 말하고 있는 것 같았다. 어떤 연관성이 있는 것 같은데 쉽게 풀리지 않는다. 시간이 더 지나면 기억이 없어질까 봐 조급해졌고, 생각이 더 복잡해진다. 낡은 차와 새로운 차, 그리고 좁은 길과 막힌 길, 꿈속에서의 내 감정. 이건 그냥 꿈이 아니다. 내면의 내가 나한테 뭔가를 말하고 있다.
하고 싶은 것?
누군가 나에게 당신이 하고 싶은 것은 무엇입니까?라고 묻는다면 이것저것 평범한 대답을 하면서 한 가지만은 계속 숨길 것이다. 오랜 시간 동안 남몰래 간직하면서 은밀하게 하다가 실패하고, 다시 또 실패하기를 반복하고 있는 것이 있다. 그건 성공한 사업을 만드는 것이다. 이걸 하고 싶어서 남들 모르게 지금까지 꾸준하게 넘어지고 있었다. 이렇게 해서 실제로 바라는 성과를 내기 시작하면 그때 보여주고, 들려주려고 감추고 있다. 로버트 기요사키처럼 부자 아빠라는 멘토가 있었다면 너무 좋았겠지만 나한테 그런 운은 없었다. 아무것도 없는 사람에게 누가 사업을 알려줄까?라는 마음에 멘토를 구할 시도조차 못했다. 그런 부분에서 나는 너무나도 소극적인 사람이다. 어느 정도 기반을 쌓았다면 모르겠지만 두 손에 아무것도 없이 도움을 요청한다는 것은 내 입장에서는 너무 염치없는 일이다. 적극적으로 자신의 사업을 알리고, 도움을 얻고 성취해 나가는 사람을 보면 너무 부럽지만 그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나 같은 사람도 조용하게 길을 찾아갈 수 있는 다른 방법이 있다는 것이다. 책에도 있고, 유튜브에도 있다. 그런 실마리들을 따라가다 보면 막히는 길을 만나기도 하고, 어찌어찌 샛길을 찾기도 한다. 그렇게 약간의 성장 정도는 했다. 넘어질 때마다 궁금했던 것은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저기로 건너갔을까? 하는 것이었다. 다들 잘 사는데 나만 아닌 것 같고, 수없이 스스로의 무능을 탓하기도 했다. 그러다가 시간이 흘러서 조금 더 성장한 다음에는 나만 이런 생각들을 하는 게 아닐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만 못나서 성공을 못한 것은 아니다. 사업은 특별한 사람만 하는 것도 아니다. 능력과 조건에 상관없이 누구나 도전할 수 있고, 그중에서 일부가 건너간 것뿐이다. 아직 못 건너간 나는 조금 더 채워야 할 부분이 있는 것이다. 이렇게 내 생각은 바뀌게 되었다. 이 정도 생각을 할 만큼은 성장했다.
궁금증
오래전부터 궁금했던 것이 있다. 저기로 건너간 사람들은 어떤 실패들을 했을까? 이게 궁금했다. 이걸 알면 내가 겪어야 하는 실패와 피할 수 있는 실패를 알 수도 있다. 그런데 이게 없다. 찾아도 거의 안 나온다. 왜 통장을 다 털어먹고 카드를 돌려 막는 처지까지 간 도전자의 이야기는 없는 걸까? 실패 없는 성공은 있을 수 없다. 그렇지 않나? 그렇다면 성공에 대한 이야기는 하는데 실패에 대한 이야기는 안 하는 것일 수도 있다. 이름은 기억나지 않는데 어떤 유명한 작가 겸 마케터가 이렇게 말했다. 사람들이 좋아하는 이야기는 잘 포장된 성공 스토리이지 그 뒤에 가려진 수많은 실패 스토리에는 관심 없다. 그런데 나는 이 이야기가 조금 불편하다. 때에 따라서는 말하는 내용보다는 말하지 않는 내용이 더 중요할 수도 있다. 우리 같은 초보 그리고 입문자들한테는 성공한 사업 스토리보다 실패한 사업 스토리가 더 가치 있을 수도 있다. 알고 얻어맞는 것과 모르고 맞는 것은 그 충격이 다르다. 그래서 나는 내 실패를 좀 다뤄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여기에 대해서 고민을 좀 해봤는데 나의 크고, 작은 실패가 누군가에게는 가치가 될 수도 있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아직은 도착하지 못한 저곳으로 가기 위해서 나는 어떤 시도를 했고, 어떤 실수를 했는지 다시 한번 돌아봐야겠다. 그때마다 어떤 결정을 해왔고, 여기까지 꾸역꾸역 왔는지 적다 보면 그 기록이 쌓여서 나름대로 재미있는 이야기가 될 것 같다. 재미가 없더라도 이 기록은 어떤 의미에서든 가치는 있을 것이다. 늘 그래 왔듯이 한 번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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